방명록
가을바람이 불어오네 명상은 깨어 있는 존재의 꽃이다. 명상은 어떤 종파의 전유물이 될 수도 없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명상을 통해 자신을 마음껏 꽃피울 수 있다.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도 자연의 섭리 같지만 그 안에는 홀로 겪는 명상의 세계가 있어 생명의 신비인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알고자 한다면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조용히 안팎으로 지켜보라. 지켜보는 이 일이 곧 명상이다. 명상의 스승은 말한다 "홀로 명상하라. 모든 것을 일단 놓아버리라. 이미 있었는지를 기억하려 들지 말라. 굳이 기억하려 한다면, 그것은 이미 죽어 있는 것이 되리라. 그리고 기억에 매달리면 다시는 홀로일 수 없으리라. 그러므로 저 끝없는 고독. 저 사랑의 아름다움 속에서 그토록 순결하고 그토록 새롭게 명상하라. 그러면 시들지 않는 천복이 있으리라." 우리는 바깥 일에만 팔려 자기 자신을 안으로 들여다볼 줄을 모른다. 우리 시대는 나라 안팎을 가릴 것 없이 온통 경제 타령만 하면서 사람의 일을 소홀히 하고 있다. 사람으로서 삶의 최고 가치를 어디에 두고 살 것인가는 저마다 처지와 소망이 다르기 때문에 한결같을 수 없다. 하지만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 살건 간에 스스로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은 삶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 가을바람에 곡식과 과수의 열매가 익어가고 또 떨어지듯이 우리들의 삶도 또한 익어가고 떨어질 것이다. 가을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그 귀로 자기 자신의 소리에 귀기울여 보라고 권하고 싶다. 가을은 명상하기에 가장 적합한 계절이다. - 좋은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