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가르쳐준 노래로 살겠습니다
한쪽 가슴으로 부르는 이 노래가
저 가파른 기슭 숨어서 펴야 하는 들꽃
날개를 다친 후
처음으로 나는 새에게 들려진다면
들려져서 이파리가 되고
실핏줄이 된다면
여기가 소중한 터전이 아니겠습니까
◀☆▶ 김수영 - 깃발나무 에서 ◀☆▶

깃발나무 라고 아시나요?
백두산 해발 2000m
수목한계선에서 자생하는 깃발나무는
거센 바람으로
가지와 잎이 깃발처럼 한쪽으로 쏠려 있답니다.
바람 부는데로 가지와 잎을 내맡기는 깃발나무는
가장 높은 곳에서 휘날리는 깃발이지만
조물주와 자연에 순응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냥 엎드리고 미련스럽게 고통을 격는것만은
아니랍니다.
그 자리에서 자신이 행해야 하는 것들을
수행합니다.
자료를 보니..
나무는 그 고도에 따라 나무가
살 수 있고 없는 한계선이 정해지는데
그 고도가 1만2천피트고
그곳을 수목한계선이라고 부른답니다...
고산(高山)및 극지(極地)에서
수목이 존재할 수 있는 극한의 선,
즉
환경조건의 변화때문에 수목의 생육이
불가능하게 되는 한계선입니다.
그런데 가슴 뜨끔한것이.
바이올린.
바이올린 악기를 만드는 나무중
가장 최고라 치는것은
록키산맥의 수목 한계선
해발 3000m에서
비바람을 견디며
마치 사람이 무릎을 꿇는 형상으로 자라는
나무로 만드는 것이
천상의 공명음을 만드는 재질이랍니다.
극한 상황은
이렇듯 나무든 사람이든
깊은 소리를 내나 봅니다.
덕분에 신이 만들어내는 소리이상의 소리를
만듭니다.
어찌
록키 산맥 꼭대기에서 자라는 나무 뿐이겠습니까..
고산이나 고위도(高緯度) 지방에서는 저온,
습원(濕原)에서는 토양 수분의 과잉
사막이나 사바나에서는 수분 부족,
극 지방에서는 강풍이 한계를 이기고
자라나는 생명들이 있답니다
그 생명들이
이 지구의 구원을 이야기 합니다
" 살아남아라. 희망으로 살아남아라. .. "
이 봄날
보도블럭을 뚫고 나오는
민들레 꽃잎도 그렇습니다.
살아남아
지구를 채우는 생명들입니다.
생각이 깊으면
삶을 관조하는
눈섶머리에 주름이 깊어집니다
혹여 산다는 일이
아주 버겁다 싶으시다면
그렇기에 살아간다 여기십시다
내가 이렇게 살아
내 아이들
그리고 또 먼 나와
유전자를 같이하는 아이들이
내 구부린 등허리 한쪽에서
민들레 노란 희망을 먹고 자랍니다.
우리도 그렇게 살아갑시다.
방글이 봉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