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수필

시련만큼 성숙해진 죽마고우

방글이 봉선 2007. 1. 26. 14:29
 
    어린 시절 나의 소중했던 친구를 향한 끌어당김 같은 애잔한 그리움이 전신을 감쌀 때면 바로 수화기를 든다. 막상 전화를 걸고 나선 일상의 이야기만 나누다 끊지만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면 생수를 마신 듯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세월이 흐르면 체념도 빠른가보다. 코스모스 꽃과도 같은 청순한 그녀가 자기 몸을 다 태우고 산화하는 촛불처럼 살고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삶에서 채워지지 않는 마음속의 빈 주머니를 음악과 책을 통해 메우며 자신을 다스리는 그녀. 그녀는 스스로 깨우쳐 어둠을 빛으로, 절망을 다른 길로 인도하는 힘을 기른 후천적 장애자가 된 것이다. 이젠 그녀에게도 외로움을 삭힐 수 있는 취미가 생겼다 한다. 처음엔 낙서로 시작한 일이 취미가 되어 여기저기에 잔잔한 글을 투고하여 가계에 보탬이 되는 삶을 누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얼마나 흐뭇해했는지 모른다. 인생의 가을에 접어든 우리. 사는 날까지 잊을 수 없는 우정관계를 이어가기 바라면서 드높은 쪽빛 하늘을 우러러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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