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몸살 난 초록별

방글이 봉선 2007. 7. 6. 13:48

 밀레니엄 시대를 맞아 하모니카 요정 루루도 새로운 희망을 꿈꾸며 책을 뒤적이고 있었습니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을 떠올리며…….

가슴에 와 닿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국제 개발 연구원인 조엘 드 로스네이가 'TV는 먼 곳을 볼 수 있는 눈이요, 라디오는 귀며, 컴퓨터는 기억장치'라는 말이었지요.

몇 개월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예측 불능 시대에 사는 사람들과 몸살을 앓고 있는 초록별이 왠지 불쌍하게 여겨진 하모니카 요정 루루입니다.

'밀레니엄을 맞이하는 초고속시대에 살면서 환경과 발전의 조화는 불가능한가?'

라는 의문이 꼬리를 물며 머릿속을 방황합니다.

생각에 잠기던 요정 루루는 직접 사방팔방을 돌아다니면서 해결점을 찾아보리라 마음먹고 인간세상을 내려왔습니다.

인류가 해결해야 할 마지막 과제인 지구환경보전!

짧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을 파괴하고 환경을 훼손하다보니 매년 열대우림이 줄어들고, 사막지역은 날로 넓어지며,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이 되어 대기오염, 산림지역의 훼손, 하천과 바다의 오염 등 날로 심각해져 이제부터라도 특별한 해결책을 찾지 않으면 초록별의 보복을 두려워해야 되리라 생각되는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지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쓰레기 분리수거 및 에너지 소비절약,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이 검토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자 요정 루루는 혼잣말로 궁싯거리며 말합니다.

'초록별을 살리기 위해서는 오염물질의 발생량을 최소화하며 화상회의나 전자우편으로 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도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방안이라 생각되는데 국민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함께 따라와 줄까…….'

질서 있는 사회와 맑은 환경이 조화를 이룰 수만 있다면 초록별의 아픔도 서서히 회복될 거라 느껴진 요정 루루는 먼저 모두에게 위협을 주는 다이옥신에 대해 홍보하러 다니기로 마음먹고 도서관을 향했습니다.

도서관에 들어가 보니 입구에는 간행물과 신문자료를 보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입구를 지나 서고를 찾아 들어갔습니다. 서고에는 엄청난 책들이 즐비하게 서가에 놓여 있었습니다.

목록을 보고 다이옥신의 정체를 밝힌 환경관련 책을 골라 책상에 앉아 메모를 했습니다.

다이옥신은 먹이사슬을 통해 재순환되며 정상적인 호르몬 작용을 방해하고 사람에게 암을 유발시키는 무서운 독성화학물질이었습니다.

생성과정은 쓰레기 소각, 살충제 생산, 화학물질 생산, 펄프 및 종이의 표백과정을 포함한 산업공정으로 생성되고 다이옥신의 주요 인체 침입 경로는 음식이었습니다.

 특히, 지방이 많이 포함된 달걀, 돼지고기, 물고기, 쇠고기, 우유 등으로 물고기에 포함된 다이옥신 농도는 일반 공기 중이나 바다 속 다이옥신 농도의 십만 배로 바뀌는 고약한 성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이옥신은 장기나 기름진 곳에 매우 잘 녹아 지방조직에 먼저 축척 된 후 간에 축척 되는데, 간에는 다이옥신과 잘 결합하는 단백질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고

로, 지방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 많은 다이옥신을 저장하게 되어 심할 경우 생식계 장애와 발달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었습니다.

환경호르몬인 다이옥신은 75가지의 다양한 형태의 강력한 발암물질로서 암 발생율이 높아 간암, 임파선암, 혈액암, 폐암 등을 일으키기도 하며, 면역체계의 손상으로 여러 가지 전염성 질환과 호르몬의 조절기능, 기형, 발육 장애, 당뇨 및 갑상선 질환이 올 수 있지요.

 즉, 먹이사슬을 타고 몸속에서 점점 농축되어져 큰 병을 일으키는 것이었습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책을 뒤적이며 메모하던 하모니카 요정 루루의 머릿속에 문득 떠오르는 말이 있었습니다.

 "결자해지(結者解之- 자기가 저지른 일은 자기가 해결해야 한다는 말)"

온 국민이 솔선수범하여야 한다고 생각되었기에 무의식적으로 떠오른 것 같았습니다.

몸살 난 초록별을 살리려면 뭔가 뚜렷한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마지막 결론을 얻기 위해 '다이옥신에 대한 대책은 무얼까?'에 대한 자료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젠 모두가 음식 문화를 차츰차츰 바꿔 인스턴트식품은 가능한 삼가고, 채식위주의 식탁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성립되었습니다.

또한, 동물성 지방을 적게 먹고, 고기는 지방이 적은 것으로 섭취하며, 전유보다는 탈지유가 더 좋고, 닭고기는 껍질을 벗겨 조리해 먹는 게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었습니다.

하모니카 요정 루루는 자료로 보았던 책을 제자리에 꽂은 후 메모한 종이를 들고 잘 아는 출판사로 신나게 날아갔습니다.

출판사에 들어서자 분주하게 움직이는 기계 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귀청이 아플 정도였습니다.

하모니카 요정 루루는 인자하신 사장님을 만나 자초지종을 얘기하자 기꺼이 승낙해 주시고, 홍보물을 만들어 곳곳에 나눠주신다는 확실한 대답까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요정 루루는 보답으로 출판사 번창을 기원하는 음악을 연주하며 구름 위의 꽃밭을 향해 홀연히 떠나갔습니다. 끝.

'동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까치도사  (0) 2012.04.04
사랑해요, 할머니!  (0) 2007.09.03
사랑해요, 할머니!!!  (0) 2007.04.24
동규의 사춘기  (0) 2006.08.30
엉뚱한 이야기  (0) 200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