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기기묘묘한 하롱베이

방글이 봉선 2007. 1. 21. 21:50
 

천년의 역사를 지닌 하노이에서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하롱베이를 4시간쯤 버스로 이동하면서 좁은 2차선을 가로지르는 오토바이의 행렬은 감히 상상도 못할 정도로 거리 곳곳을 가득 메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가는 동안 가이드 설명에 의하면, 베트남의 돈은 플라스틱 재질로 만든 “동”이라는 화폐를 쓰며, 쌀국수와 열대과일이 유명하니 꼭 맛을 보고 가라한다.

또한, 지반이 약한 석회암으로 세워진 다닥다닥 붙은 무채색의 가게와 게딱지만한 집 주변엔 뱀이 싫어하는 바나나 나무를 심어놓아 운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온통 곡창지대인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며 낙후된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사는 현지인들이 참으로 대견하게 느껴졌다.

 1994년 유네스코에서 3,000여개의 섬으로 형성되어 미학적 가치와 생물학적 자원을 높이 평가하여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롱베이.

 유람선 선착장에 도착하자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갈매기가 없고, 비린내가 없고, 파도가 없다는 하롱베이 국립공원!!!

 신비로운 하롱(下龍)만은 “용이 내려온 곳”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값을 하는지 수천 개의 기기묘묘한 섬과 바위들은 베트남을 수호하는 거대한 용들이 빚어낸 걸작이라는 소문이 뜬소문은 아니라 생각되었다.

선상에 오르자 마치 꿈꾸듯 부드럽게 에머랄드빛 바다를 미끄러져 나가는 동안 절벽을 이루고 있는 작은 섬과 깎아지른 듯한 바위에 우뚝 서 있는 나무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분재로 보인 건 왜일까?

 금강산, 계림과 함께 동양 3대 비경중의 하나로 꼽힌 하롱베이는 환상적인 섬들이 기후나 태양 빛의 변화에 따라 그 모습과 빛깔을 미묘하게 바꾸어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좁은 물길을 따라 펼쳐지는 억겁의 세월을 견디면서 자연스레 만들어진 비경과 무인도 섬들을 볼 땐 탄성을 지르며 제주도에선 ㎏당 30만원하는 다굼바리 회를 이 곳에선 3만원에 살 수 있다하여 수상시장에서 구입해 베트남 술인 ‘렘머이(39.5도)’ 한 잔과 곁들여 먹는 회 맛이란 금상첨화였다.

 잠시 후, 하롱베이의 아름다움은 띠똡섬 전망대에서 보는 게 으뜸이라는 말에 30미터 높이의 가파른 곳을 조심스레 올라서자마자 다채로운 섬과 기암들이 눈에 쏙 들어와 저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아! 이렇게 뛰어난 경치를 어디서 볼 수 있었을까?”

 피부로 느끼고 볼 수 있음에 기뻐하며 감사기도를 드렸다.

 돌아오는 길에 1903년 한 어부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다는 “꿈의 세계” 천궁동굴에 다다라 석순과 종유석이 만나 각가지 형상으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걸작을 감상하며 환상적인 동굴 속을 거니는 동안 다시금 가족과 함께 방문해야겠다는 아쉬움을 간직한 채 그 멋지고 아름다운 하롱베이를 떠나 하노이로 귀환했다.  끝.